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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의 정취

엄진이 2023. 10. 31. 23:38

목차



     

    가을빛이 내려앉은 10

    아이들과 함께

    대원사 둘레길을 걸었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잎에 피어난 아름다운 꽃들

    초록빛이 드디어 그 자태를 감추고

    붉은 빛깔의 잎들이

    우리 눈앞을 물들이고 있었다.

     

    딸을 비롯한 10명의 아이들은

    오고 가는 내내 목청 높여 재잘거렸다.

    중학생 오빠는

    대나무 잎으로 배를 만들어

    계곡 물에 띄워주었다.

    계곡 물 사이로 내려가는 배를 응원하는 아이들.

     

    계곡 한 켠에 주홍빛을 자랑하는 감나무

    어느새 홍시가 되어 주인을 찾고 있었다.

    키가 작은 아이들이

    나무 가지를 가지고

    높은 감나무를 연신 흔들고 있었다.

    빨간 속살 드러낸 홍시 하나

    맛보며 즐거운 아이들

     

    서늘한 가을밤

    모닥불 주위에 우리는 삼삼오오 앉았다.

    김치와 고기를 볶아서

    아이들의 손길로 끓여낸 김치찌개

    배가 고픈 아이들은 맛있다면

    김치찌개를 먹고 또 먹었다.

    라면 수프까지 투하하고

    그릇이 쉴틈없이 먹는 녀석들

    따뜻한 정감이 묻어나는 우리의 저녁은 이렇게 저물어갔다.

     

    고운 빛깔의 아이들을 닮은 단풍과

    함께 나눈 따뜻한 한끼

    우리 모두는 대원사 계곡에 녹아들었다.

    그리고 가을의 깊은 정취가 온 몸 가득 전해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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